미국시간으로 지난 10월 3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University of Denver에서 2012년 미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와 밋 롬니간의 첫번째 토론회가 있었다. 금년에는 우리나라와 미국 대선이 겹치는 해로 양쪽 모두 서로 상황은 다르지만 매우 흥미로운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대선의 경우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점이라 생각하는 점은 박근혜 대세론이 점점 힘을 잃고 문재인과 안철수의 정치 행보에 따라 정치 흐름이 다이나믹하게 바뀌어 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무엇보다도 문재인, 안철수간의 단일화 진행 과정이 가장 흥미로운 일이라 생각된다. 미국만큼 대선에 있어 후보자간의 토론 방송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진 못하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우리나라 역시 본격적인 대선 후보간 토론이 시작되면 더욱 흥미로와 질 것이라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아버지의 후광을 뒤에 업으면서 자연스레 뒤따라온 동정의 표를 통해 정치적 기반을 다져온 박근혜 후보가 얼마나 준비를 해서 토론에 임하게 될건지도 사뭇 흥미로운 점이다.

아무튼 우리나라보다 약 한달 보름정도 앞서 진행 되는 미 대선은 이미 지난 10월 3일 오바마와 롬니간이 첫번째 토론을 통해 본격적인 정책 비교를 통한 후보간의 치밀한 대선 레이스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앞으로 부통령 후보간의 토론 한번과, 오바마 롬니간의 두번의 토론을 통해 대선의 승패 구도가 점차 명확해질 거라 생각하기에 모든 걸 세세하게 보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토론정도는 좀 챙겨서 볼 생각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본 첫번째 토론에 대한 감상을 간단하게나마 남겨보려고 한다. 

참고로 이번 대선 토론 영상은 Youtube에 개설되어 있는 2012년 미국 대선 관련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통해 보았다. 토론 당일날에는 총 5개의 꼭지로 나누어져 고화질 영상이 올라와 있었는데 조금 전에 들어가보니 너무 많은 자료가 올라와 뒤로 밀려졌는지 내가 보았던 영상은 찾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다소 화질이 떨어지는 영상으로는 여전히 이날의 토론 전체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Youtube 채널 주소는 https://www.youtube.com/user/politics/elections2012 로 앞으로 남은 3번의 토론도 아마 이곳을 통해 보게 될 것 같다. 물론 이 외에도 각종 뉴스 사이트와 신문 사이트에서 실시간 방송은 물론 각 후보자 발언의 Fact까지 체크해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마련되어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의 경우 어디에서든 충분한 자료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토론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끝내고 후보가 단상 앞으로 나와 손을 흔들 때만 하더라도 나는 내심 수려한 말빨을 자랑하는 오바마의 싱거운 승리로 끝나는 토론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여기까지는 라이브로 잠시 보았다) 공화당과 민주당 전당대회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롬니가 무서운 상승세로 치고 올라와 일각에서는 결국 주별 선거인단을 뽑는 미대선의 성격상 롬니가 승리하고 오바마가 재선에 실패하는 쪽으로 판세가 기울었다는 판단을 내리곤 했었다. 하지만 전당대회 전후로 불거진 롬니의 이전 경력, 발언등이 다시 문제가 되고, 후원회에서 있었던 발언 내용이 공개되고 하면서 주요 접전 주에서의 롬니의 지지율이 추락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오바마에게 큰 악재만 없다면 손쉽게 재선을 할 수 있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계속적인 악재가 이어지는 롬니의 초조함과 여유 있는 오바마의 첫 토론은 결국 그렇게 쉽게 오바마의 승리로 끝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생방송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해당 영상들을 저장해 놓고 나중에 퇴근한 이후에 보려고 하던 와중에 들려오는 소식은 이미 오바마의 완패 소식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퇴근 후 토론 영상을 보기 시작한 나는 왜 롬니가 이기고 오바마가 지게 된 토론이었는지를 확인하는데 촛점을 맞추고 보게 되었다. 

일단 토론은 모두 6개의 섹션을 가지고 진행된다고 사회자가 안내하였지만, 내가 본 영상의 경우 5개의 꼭지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마도 주제들이 섞이면서 6개의 주제가 5개로 재구성된 것이라 생각된다. 일단 영상의 나뉘어진 기준인 5개의 섹션을 기준으로 평가하자면 첫번째 섹션과 마지막 섹션은 누가 보아도 오바마의 완패였고, 그 사이의 2,3,4 섹션은 그래도 오바마가 나름 선방한 섹션이라 판단된다. 

왜 롬니가 승리하고, 오바마가 패배한 토론이었는지는 아래의 사진들을 보아도 충분히 판단히 가능하다 생각된다.



위의 두사진을 보면 롬니는 줄곧 자신의 주장을 할 때 청중들이나, 사회자를 보기보다는 시선의 대부분을 오바마에 맞추고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청중이나 사회자를 볼 때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시선을 오바마에게 향한 채로 오바마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자신의 대안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반면 이런 롬니의 이야기를 듣는 오바마는 가끔 롬니에게 시선을 향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위의 장면처럼 자신의 단상을 내려다보는 자세로 일관했다. 롬니가 자신의 주장을 늘어 놓을 때 오바마 또한 롬니에 시선을 고정하고 이야기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오바마는 이번 토론에서 그러지 못했다. 아마도 이런 오바마의 자세가 준비되지 못한 느낌, 자신감 없는 느낌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러한 상황은 오바마 자신이 발언을 할 때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의 세 장면을 보면 오바마는 자신의 발언 대부분을 청중 혹은 사회자를 보며 이야기를 하고 간혹 곁눈질로 롬니를 잠시 보는 정도에 그쳤다. 롬니의 주장에 대한 반박을 하는 경우라면 무엇보다도 롬니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이야기를 해야 마땅할 텐데,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오바마에게 시선을 고정한 롬니의 시선을 피하기라도 하는 듯이 오바마는 줄곧 청중과 사회자를 향해 발언을 이어갔다. 이런 오바마의 시선 처리는 누가 보더라도 자신의 발언에 대한 자신 없음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마지막 클로징 멘트를 할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오바마는 줄곧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아래로 시선을 향하고 이야기를 늘어놓거나 청중과 사회자를 바라보고 이야기를 한 반면, 롬니는 거의 한번도 시선을 흐트리지 않은 채 카메라로 시선을 고정한 채 이날 토론을 라이브로 지켜보았다는 6천7백여만명이 미국시민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각인시켰다. 오바마와 롬니의 정책의 차이성이나 정치적 색깔을 모두 배제하고 이날의 토론만을 놓고 본다면 나 또한 주저하지 않고 롬니를 찍어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만들 정도로 강렬한 메세지를 전달했다고 보인다. 정치적 색깔과 정책의 방향성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또한 이미지라는 것이 정치에 아주 큰 영향을 행사하는 것도 무시 못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생각한다면 이날의 토론으로 중립지대에 있던 미국 시민들 중 많은 수가 롬니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 생각되고, 실제 이 토론 이후 나온 뉴스의 내용에 따르더라도 그런 기류가 보이는 듯 하다.

아무튼 부통령 후보간의 토론까지 포함한다면 앞으로 이와같은 토론이 3번이 더 남았는데, 이를 통해 과연 롬니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희석시키고 향후 미국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자신의 방향성에 대해 얼마나 더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을지, 또 오바마의 경우 첫번째 토론과는 다른 그만의 강점들을 어떻게 보여줄 지를 지켜보는 것이 아주 흥미로울 것 같다. 

다른건 몰라도 토론회 방송만큼은 빼놓지 않고 지켜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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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 Mahler(1860-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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