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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향의 실력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연주를 볼 기회는 없었다. 이번에도 부산시향의 연주를 그냥 지나칠뻔 했으나 꽉찬 연주곡 목록이 선뜻 표를 구매하게 만들었다. '이정도 레파토리에 어느정도 명성있는 부산시향의 연주라면 적어도 손해본다는 느낌은 안받겠지'하는 생각과 함께.

첫곡으로 연주된 림스키-코르사코프의 '보이지 않는 도시 키테쥐와 성녀 페브로니야의 전설' 모음곡은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다. 보통 그 전에 들어본 적 없는 곡을 처음 연주회에서 듣게 되는 경우 음악 그 자체를 즐기기 어려운 면이 있다. 음악의 전체적 구조를 파악하기만으로도 바쁘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귀에 착착 감겨 들어오는 부산시향의 첫 곡은 명성이 헛소문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게 해주는 연주였다. 악기의 특정 파트가 눈에 띄게 잘하는 반면 다른 악기 파트가 약간 모자라는 식의 부침 없이 전 파트가 비슷한 수준으로 앙상블이 잘 이루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고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고른, 자신들의 능력을 조화롭게 이끌어내는 것에서 조련을 잘 받은 악단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의 경우 피아노 독주자에 잘 맞춘 반주였다고 볼 수 있다. 훌륭하다고까진 할 수 없지만 큰 무리 없이 썩 괜찮은 곡을 만들어 냈다. 피아노 독주자를 충분히 배려한 지휘자의 배려로 큰 어긋남 없이 명쾌한 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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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ander Anissimov


후반부에 이어진 바그너의 곡들은 부산시향의 현재 역량을 충분히 보여준 연주임과 동시에 부족한 부분도 같이 엿볼 수 있는 연주였다. 전체적으로 무리없이 음악을 소화해내는 것을 통해 부산시향의 고른 기량을 확인함과 동시에 곽승체제 이후 알렉산더 아니시모프 수석지휘자 체제하에서도 잘 조련되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연주였다. 현의 음량이 다소 부족한 것이 약간 아쉽긴 했지만 이미 말했듯이 다른 부분에 비해 크게 띌 정도로 표시나는 정도는 아니었다. 현악기 군이 약간만 더 뒷받침을 해준다면 한단계 더 성숙한 부산시향을 기대해도 좋을듯 하다.

두번째 앵콜곡으로 '뉘른베르그의 명가수' 서곡을 연주해준 건 기대하지 못했던 수확이다. 메인 프로그램으로 놓아도 손색 없을 정도의 기량을 보여주는 대곡을 앵콜곡으로 들려주는 연주회는 정말 오랜만인듯 하다. 메인 프로그램을 잘 연주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끔 이렇게 생각지 못한 깜짝 앵콜은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흐뭇함을 느끼게 해준다.

제1 바이얼린을 왼쪽에, 제2 바이얼린을 오른쪽에 배치하는 경우는 가끔 봤는데, 오늘처럼 오른쪽 열에 첼로가 두번째 줄로 빠지고 전면에 비올라가 배치된 것과, 호른주자들이 오른쪽에 배치된 것은 처음 보는 배치였다. 타악기 군에서도 팀파니가 제일 왼쪽으로 배치된 것도 특이했던 모습이다.


* 귀여운 옥에 티 : 전반부 두번째 곡이 연주되기 바로 전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 순간 합창석의 한 여고생이 뒷자리에서 자신의 자리로 의자를 넘어 오는 장면에 사람들이 다들 웃었고 지휘자도 잠시 시선을 피해주었다. 이제는 그런 여고생들이 마냥 귀엽게 느껴지는 걸 보면 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나보다. 휴식시간과 요란한 박수 시간에는 여고생들만의 시끌시끌함을 보여주었으나 정작 연주동안에는 조용히 관람해준 수많은 여고생들에게 박수!!! 사실 연주회전에 엄청나게 많은 여고생들에 순간 긴장했었다^^;;

* 쪽팔린 옥에 티 : 아마도 피아노 독주자 측근이었나보다. 두박자 빠른 '브라보~' 소리에 다들 움찔했다. 곡의 피날레 두박자 전에 잠시 끊었다가 강한 타건과 함께 곡이 끝나는 건데 한 아저씨가 그 끝나기 바로 두박자 전에 '브라보~'를 외쳐버렸다. 곡이 끝남과 동시에 '안다 브라보'를 외치려다 삑사리 난게 쪽팔릴테고, 브라보를 외칠만큼 훌륭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연주에 당당히 브라보를 외치는 것에 나름 의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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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 Mahler(1860-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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