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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ariinsky Orchestra는 처음 들어보는 연주 단체였는데 알고 보니 Kirov Orchestra의 다른 이름이란다. 처음엔 새로 만들어진 신생 오케스트라인가 생각했었는데, 역사도 오래된 러시아 정통 오케스트라 중의 하나더라.

2. Valery Gergiev의 이미지는 힘이 넘치는 중년의 아저씨 느낌이었는데, 실제 보니 그 동안 나이도 많이 드셨고,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라 그런지 생각보다는 부드러움이 많이 비춰지는 아저씨였다. 지휘자 단상도 없이 단원들과 같은 높이에 서서 악보대 하나만 놓고 지휘를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의 지휘 스타일. 정말 섬세하기 그지 없다. 팔만 흔들며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 하나 하나가 떨리며 지휘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을 지휘할 때의 모습은 마치 그가 지휘하면서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듯 10개의 손가락이 각각 따로 노는 듯한 느낌까지 받았다. 지휘자 단상이 없기에 지휘하면서 움직일 수 있는 활동의 폭이 넓었을 터. 말러 5번을 연주할 때에는 마치 피겨 스케이트를 타듯 무대에서 미끌어지는 듯한 모습으로 지휘를 하는 모습도 신선했다.

3. 피아노 연주를 많이 보아 왔음에도, ‘피아노’라는 악기의 파워가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늘 잊고 있다가 연주를 보며 다시금 놀라는 경우가 많다. 첫 곡으로 연주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들으며 피아노의 소리가 이토록 강력한 파워가 있다는 것,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이 이토록 파워풀하다는 것을 새롭게 느낀 연주였다. 아이팟과 이어폰으로만 음악을 감상해 오다가 이렇게 실연을 듣게 되면 나의 음악 감상 환경이 음악을 감상하기에 얼마나 열악한 것인 지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오케스트라의 반주 소리를 묻히게 할 정도로 파워풀한 피아노 소리. 피아노란 악기는 참 알면 알수록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4. 마음에 여유가 없던 때였고,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였다. 환불만 할 수 있다면 그냥 환불하는 것이 낫지 않겠나 생각도 했지만 여기 티켓팅 시스템은 환불이 되지 않아 다소 초조한 마음으로 갔던 연주회였다. 하지만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연주 초반에 이미 반쯤 나간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를 정신까지 알아서 찾아 돌아올 정도로 연주는 최상에 가까웠다. 후반에 연주될 말러 5번에 대한 기대가 거의 제로에서 100에 가까이 수렴하는 순간이었다.

5. 흠집 하나 찾기 어려운 말러 5번이었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이 끝나고 청중들이 모두 우르르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는데도 꿋꿋이 앉아 있었지만 말러 연주가 끝나고 나서는 기대를 뛰어넘는 연주에 나 또한 일어나 기립박수에 동참했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게르기에프의 차이코프스키나 쇼스타코비치 연주를 들어보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의 감상평은 여기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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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 Mahler(1860-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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