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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 박수(or 안다 브라보) - 삑사리편 안다 박수 : 클래식 공연의 경우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암묵적 예의로 지켜진다. 따라서 곡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닌 한 악장이 끝난 경우에 박수를 치는 것은 실례로 여겨지고 있다. 화려한 피날레로 끝나는 곡의 경우 음악의 끝을 알 수 있지만 때론 익숙하지 않은 곡의 경우 곡이 끝난 것인지 잘 모를 경우가 있기도 하다. 정말 감동적인 연주의 경우 곡이 끝남과 동시에 흥분을 이기지 못해 박수가 터져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또한 곡이 끝난 후의 몇초간의 침묵의 여운을 즐기는 맛도 있다. 이 여운을 즐기는 틈을 참지 못하고 마치 '이 곡이 끝났다는 걸 나는 알아'라고 유세하듯 곡의 마지막 음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마치 제일 처음으로 박수를 쳐야 직성이 풀리는 듯 치기 시작하는 박수를 희화하며 '안다.. 더보기
교향악축제 - 부산시향(2007.04.12) 부산시향의 실력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연주를 볼 기회는 없었다. 이번에도 부산시향의 연주를 그냥 지나칠뻔 했으나 꽉찬 연주곡 목록이 선뜻 표를 구매하게 만들었다. '이정도 레파토리에 어느정도 명성있는 부산시향의 연주라면 적어도 손해본다는 느낌은 안받겠지'하는 생각과 함께. 첫곡으로 연주된 림스키-코르사코프의 '보이지 않는 도시 키테쥐와 성녀 페브로니야의 전설' 모음곡은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다. 보통 그 전에 들어본 적 없는 곡을 처음 연주회에서 듣게 되는 경우 음악 그 자체를 즐기기 어려운 면이 있다. 음악의 전체적 구조를 파악하기만으로도 바쁘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귀에 착착 감겨 들어오는 부산시향의 첫 곡은 명성이 헛소문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게 해주는 연주였다. 악기의 특.. 더보기
말러 교향곡 제8번 '천인교향곡' 1. 서울대학교 60주년 기념, 서울음대 음악회. 가장 많은 연주인들이 나올 수 있고, 가장 다양한 악기들이 나올 수 있고 가장 다양한 사람들이 도드라져 보일 수 있는 연주회. 그러면서도 이음악 저음악 소품위주의 소꿉장난같은 딴따라 수준의 음악회가 아닌 소위 '서울대'라는 이름이 갖고 있는, 갖고 싶어하는 웅장함 또한 잃고 싶지 않은 연주회. 이런 연주회를 만들기 위해 Gustav Mahler의 교향곡 8번만큼 가장 적절한 음악이 또 있을까. 어떻게 보면 머리를 탁 치게 만들 정도로 잘 고른 곡이고, 어떻게 보면 오만하게 보이기도 하는 곡 선정이다. 2. 짜장면의 그 달콤하면서도 기름지면서도 진한 맛에 뿅간 아이에게는 오직 맛있는 짜장면만 있을 뿐이다. 이건 좀 맛없는 짜장면, 이건 좀 느끼한 짜장면, .. 더보기
브루크너 교향곡 제2번 - 3악장 회사에서 오늘 들었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의 브루크너 교향곡 제 2번. 카라얀이 어떤 음악인들 평균이상 못할 것이 있겠냐만, 전체적으로 음악을 밝고 경쾌하고 깔끔하게 만들어버리는 카라얀 스타일이 브루크너 음악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못할터이다. 하지만 지난주 휴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한주를 보내고 다시 밀린 일들에 복귀해야 하는 나에게 카라얀식의 다소 밝고 경쾌한 브루크너는 평소와 달리 귀에 착착 감겨들었다. 특히 3악장 스케르초의 시작부분이 가장 경쾌하였으니 다소 빠른 박자로 휘몰아쳐가는 박력이 느껴진다. 현의 소리가 뭉게지지 않고 선명하게 들리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40여초만 들어보면 아래와 같다. 브루크너의 교향곡은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기로 유명한데, 위의 카라얀 지휘의 브루크너 곡은 'N.. 더보기
판소리 '노총각 거시기歌' KBS 1FM(93.1MHz)에서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에 하는 '흥겨운 한마당'이라는 프로가 있다. 직장인으로서는 생방송으로 들어보기 힘든 시간대일 뿐더러, 보통 93.1MHz를 즐겨 듣는 사람들도 이 프로그램 방송 시간대에는 다른 방송으로 채널을 바꾸곤 한다. 얼마전 의 이준익 감독이 나왔던 방송에서는 이준익 감독의 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신세대 소리꾼 남상일의 '노총각 거시기歌'라는 판소리 한곡을 들려주었다. 배경은 현재시대로, 전라도 한 시골의 거시기라는 총각이 서울에 와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노래하는 이 곡은 적어도 한번쯤은 재미있게 들어볼만하다. 요즘 iPod에 CD 6장짜리 안숙선의 춘향가를 넣어가지고 종종 들어보곤 하는데 국악도 관심과 애정을 갖고 들어보면 꽤 들어볼만 한 것이 많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