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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 곡을 실연으로 들었다'라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찬 음악이 있다. 심심치 않게 실연으로 듣는 '말러'의 음악이 여전히 그러하다면 아직은 그리 자주 들을 수 없는 '브루크너'의 음악 또한 그러하다. 특히 오늘 연주된 미완성으로 남은 브루크너의 9번 교향곡은 실연으로 듣는 첫 연주였기에 더 감격스러운 연주였다.

말러의 음악이 어렵다곤 하지만 여러번 듣다 보면 각 교향곡 별로 뚜렷한 구분이 가능하고 어느정도 색채를 파악할 수 있다면 브루크너의 음악은 여러번 들어도 교향곡별로 구분조차 다소 헷갈릴정도로 파악이 어렵다. 지루하다면 지루할 수 있고, 난해하다면 난해할 수 있다.

오늘 처음 연주된 슈베르트의 8번 미완성 교향곡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의 독특한 미스테리하고 기괴한 색채를 잘 보여준 연주였다.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의 그 미스테리한 멜로디는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당장이라도 무언가 큰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과, 뭔지 모를 감정이 꿈틀대는 묘한 기분 속에서 있는 것이 그리 편안함을 주지는 못하지만 결국 그 불안감이 다름아닌 멜로디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환기시킬때 불안함과 기괴함의 느낌과 함께 공존하는 일종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후반부 브루크너 9번 연주는 브루크너 전곡 연주회의 첫 시작을 여는 첫 연주회로서, 부천필이 앞으로의 전곡 연주회를 과연 무리없이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인지의 우려를 기대감으로 확실하게 전환시켜준 연주회였다. 곡이 상당히 난해하기 때문에 관객들의 후끈거리는 반응을 기대할 순 없었지만 그만큼 부천필이 청중에 이끌려가며 허덕대지 않고 청중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음의 반증으로 받아들여도 좋을 듯 싶다.

앞으로 2년동안은 부천필의 브루크너 사이클을 기다리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끼며 지낼 수 있을 듯 싶다.

* 브루크너 1악장 지휘도중 지휘봉을 떨어뜨린 임헌정 선생님. 잠시 당황하는 눈빛을 보였으나 무리없이 음악에 몰입하며 지휘해 나가셨다. 1악장 끝나고 떨어진 지휘봉을 다시 받아들며 지휘봉을 닦는 제스쳐가 꽤나 귀여웠다.

* 연주가 끝나고 바로 뒷줄의 약간 뚱뚱하고 도수 높은 안경을 쓴, 외모만으로도 뭔가 심상치 않은 아주머니 한분이 기립박수를 치며 내내 '앵콜~! 앵콜~! 앵콜~! 앵콜~! 앵콜~! 앵콜~!앵콜~! 앵콜~!'을 끊임없이 외쳐대는 통에 약간 당황스러웠다. 약간 짜증이 나려다가도 그냥 뭔가 울적한 마음이 함께 드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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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 Mahler(1860-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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