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기대는 하지 않았던 공연이었다. 교향악축제 중 주말 공연 중에서, 다른 일정과 겹치지 않고, 또 내가 관심 있는 곡이 연주되는 공연을 고르는 중에 브루크너 교향곡 6번을 하기에 별 생각 없이 예매한 공연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브루크너 6번 연주라는 것 때문에 예매를 하면서도 창원시립교향악단이라는 것에 약간 머뭇거렸던 것이 사실이다. 그랬는데 오늘 공연을 보며 내가 큰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서너 번 관의 음이 흔들린 적이 있었고 4악장에서 앙상블이 아주 잠시 뭉게진 적이 있긴 했지만, 연주회 내내 이 정도 소리를 낼 수 있는 브루크너 연주라면 다른 어떤 악단과도 견주어도 뒤지지 않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단원들의 표정과 몸짓에서도 분명하게 느껴졌다. 긴장하여 몸이 굳지도, 그렇다고 지루하여 힘이 빠지지도 않은 상태, 다시 말하면 어느 정도 긴장의 끈은 놓지 않고 있으면서도 자연스러움이 느껴지는, 그러면서도 익숙함에 따른 매너리즘은 없는 상태의 몸짓. 말로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단원들의 연주 몸짓을 보며 적어도 지금 연주하는 브루크너 6번 만큼은 이미 그 내공이 몸에 배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부에 있었던 닐센의 클라리넷 협주곡에 대해 한마디만 더 하자. 곡에 대한 정보도, 협연자에 대한 정보도 없이 듣다가 그 동안 내가 알고 있던 클라리넷이라는 악기가 갖고 있는 음색을 뛰어넘는 소리를 내는 연주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본 연주도 놀라움 그 자체였는데 두 곡의 앵콜은 ‘나 아직 보여줄게 많소’라는 말을 하는 듯 클라리넷 소리로 연주회장을 가득 메워버렸다. 연주회 후에 정보를 찾아보니 96년생에 이름은 ‘김한’이라는데 지금도 어리지만 훨씬 어릴 때부터 이미 천재 클라리넷 연주자라는 소리를 들어온 친구였었다. 협주곡 초반에는 너무 좌우로 움직이는 몸짓의 연주에 겉멋만 든 것은 아닌가 생각했는데 그 모든 편견을 클라리넷 연주 소리로 조용히 잠재워버린 대단한 실력의 연주자였다.

금년 교향악축제 공연 중 유일하게 갈 수 있었던 공연이었는데, 오늘 공연만으로도 금년 교향악축제를 한참 동안 기억하게 될 것 같다.

(교향악 축제와 같은 레파토리로 진행된 연주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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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 Mahler(1860-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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