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시아 필하모닉 연주회(베토벤,브람스) - 2010.08.09 연주 예정 곡이 말러 6번에서 베토벤 6번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았던 몇 달 전, 사실 이 연주회에 대한 기대는 이미 그때 놓아버렸다. 연주회를 갈까 하는 마음도 사실 그 때 접었다. 지난 몇 번의 연주회를 통해 아시아필하모닉의 연주 수준에 만족했고, 약간 부풀려 있는 것 아닌가 생각했었던 정명훈도 역시 명불허전임을 확인했기에 사실상 모든 문제는 연주 레퍼토리에 있었다. 베토벤 6번과 브람스 4번이라... 여러 연주회 중의 하나였다면 어느 정도 괜찮다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무더운 여름 동안 제대로 쉬지 못하고 고생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한 처방으로는 역시 약해보였다. 별로 만족스럽지 않은 레퍼토리에 만만치 않은 티켓 가격까지 겹쳐 내키지 않는 연주회긴 했지만 어쩌랴, 한산한 여름 기간 동안 아내와.. 더보기
오케스트라에서의 현악기 배치 오케스트라의 악기 배치에 관한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이다. 그래도 지난번 말러 연주회를 통해 느낀 바도 있고, 이를 통해 검색을 이리저리 하다보니 나로서는 나름 새로운 이야기도 있고 해서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클래식 음악에 약간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왠만하면 오케스트라에서 현악기 배치 정도는 대략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대학시절 교양과목으로 들었을 수도 있고, 고등학교 음악시간에 시험 문제로 나왔을런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다양한 악기 배치가 있을 수 있고 또한 연주회마다, 연주 단체에 따라 혹은 곡의 특성에 따라, 홀의 특성에 따라, 또는 지휘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배치가 있지만 위의 그림과 같은 악기 배치가 가장 일반적인 배치라 알려져 있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더보기
말러 2번 '부활' - San Francisco Symphony (2010.03.20) 미국에 오면 한국에 있을 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공연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오기 전만 하더라도 다소 멀리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좋은 공연만 있다면 시카고까지 가서라도 공연 많이 보리라 다짐을 했건만 그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확실히 한국에 있을 때보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공연을 볼 수 있긴 했지만 그렇게 생각보다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금 사정도 생각만큼 넉넉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연을 보기 위한 최우선 조건인 마음의 여유가 그리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좋은 공연 종종 있지만 오케스트라 연주 같은 비교적 대규모 공연은 흔치 않다. 흔치 않은 와중에 말러 교향곡 연주회라니. 2년간 앤아버에 머물며 말러의 교향곡 연주회를 과연 몇번이나 볼 수 있을 것인가.. 더보기
지속가능한 딴따라질 - 2009.05.13 공연에 가기 전 며칠동안 동네 산을 오르며 체력을 보충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된 공연이었다. 거의 3시간 동안 꼬박 서서 봐야만 하는 공연인데다가, 공연이 있기 전의 오후시간을 홍대 근처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보낸 후였다. 아마 평소의 나였더라면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눈에는 다크서클이 짙게 드리워진 채 멍한 상태에서 3시간 동안 괴로워하다 왔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며칠간 쌓아놓은 체력으로 인해 쉽지 않은 곡들에도 흥겨워하며 3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해당 일자 공연의 공식 포스터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날의 공연이 '장기하와 얼굴들'의 단독 공연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상상마당 홈페이지의 공연 스케줄에는 이날의 공연으로 '장기하와 얼굴들'만 적혀 있었기 때문에 적어도 2시간 내내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 더보기
말러 - 대지의 노래 by TIMF 앙상블 미국 헐리웃 영화나 미국 드라마 속에서 종종 한국과 관련된 장면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한국인이 등장하는 것이 전부인 경우도 있지만 근래 들어서는 아예 극 중 한 장면의 배경이 한국내의 한 곳으로 그려지는 경우도 많다. 사실 그러한 장면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그리느냐는 그 작품속에서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다만 그 장면을 보게될 대다수 미국인,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非한국인에게 그 곳이 ‘한국처럼’ 느껴지도록만 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토종 한국인에게는 대부분의 경우 그 장면들이 생경함을 넘어 기괴함을 느끼게 하는 장면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非한국인에게는 그러한 장면들이, 지금까지 잘 알지 못했던, 이국적인 한국의 모습으로 비춰지겠지만 한국인에게 그 장면은 세상.. 더보기